3 대 1이면 네 번에 한 번만 이겨도 된다는 계산
트레이딩 입문서마다 나오는 계산이 있다. 이길 때 3을 벌고 질 때 1을 잃으면, 네 번 중 한 번만 이겨도 본전을 넘는다. 그러니 손익비가 좋은 자리를 고르라는 것이다.
EthiLab 종목 페이지에 가격 위치 카드를 붙이면서 손익비 칸을 넣었다. 위쪽은 볼린저밴드 상단, 아래쪽은 평소 하루 변동폭의 1.5배 아래에 둔 손절선이고, 두 거리의 비율을 낸다. 카드를 만들자마자 받은 질문이 이것이었다. 손익비가 괜찮으면 살 만한가.
계산식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. 문제는 "네 번 중 한 번" 자리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가느냐다. 그래서 재봤다.
어떻게 쟀나
| 항목 | 조건 |
|---|---|
| 종목 | 국내 상장 1,791종목(우선주·스팩 제외), 전일 거래대금 10억 원 이상인 날만 |
| 기간 | 2023년 7월 ~ 2026년 9월, 789거래일 |
| 표본 | 65만 7,176건 |
| 진입 | 그날 시가 |
| 위쪽 선 | 전일까지 20일 종가 평균 + 2 표준편차(볼린저밴드 상단) |
| 아래쪽 선 | 전일 종가 × (1 − 1.5 × 20일 일간 수익률 표준편차) |
| 청산 | 그날 위쪽 선에 닿으면 익절, 아래쪽 선에 닿으면 손절, 둘 다 닿으면 손절로 처리, 아무 데도 안 닿으면 종가 |
| 비용 | 세금·수수료 왕복 약 0.21% 차감 |
손익비는 시가를 기준으로 (위쪽 선까지 거리) ÷ (아래쪽 선까지 거리)로 계산했다. 시가가 이미 밴드 상단 위에서 시작하면 위쪽 거리가 없으므로 따로 묶었다.
결과
| 시가 기준 손익비 | 비중 | 그날 상단 도달 | 그날 손절 | 세후 평균 |
|---|---|---|---|---|
| 1 미만 | 22.5% | 34.2% | 6.7% | −0.55% |
| 1 ~ 2 | 22.5% | 5.7% | 7.9% | −0.39% |
| 2 ~ 3 | 15.1% | 1.6% | 9.5% | −0.36% |
| 3 이상 | 28.4% | 0.5% | 19.0% | −0.25% |
| 시가가 이미 상단 위 | 10.9% | - | - | −0.76% |
전체 평균은 세후 −0.42%다.
두 가지가 동시에 보인다. 순서는 통념대로다. 손익비가 높을수록 덜 잃었다. 그런데 어느 칸도 플러스가 아니다. 가장 나은 칸도 한 번 살 때마다 평균 0.25%씩 잃었다.
그리고 "그날 상단 도달" 열이 이상하다. 손익비 3 이상에서 목표에 닿은 경우는 200번에 한 번꼴이다. 네 번에 한 번은커녕이다.
손익비 3은 대개 위가 멀어서 나온다
칸별로 시가에서 두 선까지 거리의 중앙값을 봤다.
| 시가 기준 손익비 | 상단까지 | 손절선까지 |
|---|---|---|
| 1 미만 | +2.8% | −5.8% |
| 3 이상 | +20.8% | −4.0% |
손익비 3 이상 칸의 목표는 전형적으로 하루에 20% 넘게 올라야 닿는 거리에 있었다. 손절선이 조금 가까운 것도 있지만, 비율을 크게 만든 것은 주로 위쪽 거리다.
목표가 멀면 손익비는 좋아지고 도달 확률은 떨어진다. 둘은 같은 사실을 두 번 말하는 것이다. 입문서의 계산은 승률을 손익비와 따로 정해지는 값처럼 놓지만, 실제로는 손익비를 키우는 바로 그 거리가 승률을 끌어내린다.
반대쪽도 마찬가지다. 손익비 1 미만은 목표가 가까워서 셋 중 한 번 이상 닿았다. 그래도 세후로는 손익비가 계산되는 칸 중 가장 나빴다. 자주 닿는 목표는 닿아도 얼마 안 된다.
💡 손익비는 거리의 비율이지 도달 확률이 아니다. 손익비만 보고 "유리하다"고 읽으면, 목표가 멀다는 사실을 좋은 신호로 착각하게 된다.
그럼 순서는 진짜인가
손익비가 높은 쪽이 덜 잃었다는 순서 자체는 우연일 수 있다. 특정 날짜에 몰렸다거나, 몇몇 날이 결과를 끌고 갔다거나. 그래서 같은 날 같은 수의 종목을 무작위로 뽑은 것과 비교했다.
- 같은 날끼리 비교하면 손익비 3 이상이 평균 +0.18%p 앞섰다(95% 구간 +0.14 ~ +0.22%p)
- 가장 크게 앞선 사흘을 빼도 +0.16%p로 남았다
- 39개월 중 38개월 앞섰다
- 시가 갭 크기로 나누거나 변동성 크기로 나눠도 3 이상이 1 미만보다 나은 것은 유지됐다
검증 장치 자체도 시험했다. 같은 날 안에서 선택을 무작위로 뒤섞어 신호를 지운 뒤 같은 비교를 돌리면, 백분위 중앙값이 50.8로 나오고 90 이상이 나오는 비율은 9.2%였다. 신호가 없을 때 신호가 없다고 답하는 장치라는 뜻이다.
그러니 순서는 진짜다. 다만 이것은 "덜 나쁘다"이지 "좋다"가 아니다. 같은 날 무작위보다 0.18%p 나은 것과, 사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장이다.
효과의 정체는 밴드 안 낮은 위치다
그렇다면 앞선 0.18%p는 어디서 왔을까. 칸별 시가 갭 중앙값이 단서다.
| 시가 기준 손익비 | 시가 갭 중앙값 |
|---|---|
| 1 미만 | +0.40% |
| 3 이상 | −0.24% |
| 시가가 이미 상단 위 | +0.67% |
손익비가 높다는 것은 시가가 밴드 안에서 낮은 쪽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. 반대로 시가가 이미 상단 위에서 출발한 종목이 가장 나빴다.
나는 이 결과를 이렇게 읽는다. 앞선 몫은 손익비라는 비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, 이미 달아오른 자리를 피한 데서 나왔다. 손익비는 그 위치를 간접적으로 비추는 숫자였다.
이 측정의 한계
- 일봉으로 쟀다. 같은 날 두 선에 모두 닿았으면 무엇이 먼저인지 알 수 없어 손절로 처리했다. 그런 경우는 손익비 1 미만 칸에서 1.9%, 나머지 칸에서는 0.3% 이하였다
- 시가에 사서 그날 종가까지만 봤다. 장중 원하는 시각에 사고파는 것과는 다르다. 며칠 들고 가는 경우도 이 표가 답하지 않는다
- 지금 상장된 종목만 들어 있다. 그 사이 사라진 종목이 빠져 있으므로, 실제 수치는 이보다 나쁠 수 있다
카드에 적은 것
EthiLab 종목 페이지의 가격 위치 카드에는 이 측정을 요약해 "읽는 법"에 넣어두었다. "손익비가 높으면 유리하다"는 문장은 쓰지 않았다. 대신 손절선까지 거리에 수량을 곱하면 그 거래의 최대 손실이 된다는 점을 적었다. 손익비 계산에서 실제로 믿을 수 있는 쪽은 아래쪽 거리다. 아래쪽 선은 내가 정하고 지킬 수 있지만, 위쪽 선은 시장이 정한다.
남은 것
비율로 된 지표를 보면 분자와 분모를 따로 본다. 손익비 3은 "위가 멀다"와 "아래가 가깝다" 중 어느 쪽에서도 나올 수 있고, 둘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. 이번 표본에서는 대부분 앞쪽이었다.
순위가 맞는 것과 절대값이 좋은 것은 다른 질문이다. 같은 날 무작위보다 나은지를 물으면 손익비는 통과했다. 사서 남는지를 물으면 모든 칸이 떨어졌다. 두 질문 중 어느 쪽에 답한 숫자인지 적어두지 않으면, 앞의 통과가 뒤의 결론처럼 읽힌다.
통념의 계산에서 가장 위험한 칸은 가정으로 채워진 칸이다. "승률 30%면 남는다"는 식은 맞다. 틀리는 것은 그 30%가 손익비와 상관없이 주어진다고 믿는 부분이다.